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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지식 소매상

선거와 개표, 개표 참관인과 개표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by 글과삶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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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눈

 

다가오는 4월 7일에는 서울과 부산에 보궐선거가 있습니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저는 부정선거감시 활동을 하는 '시민의 눈'이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선거가 다가오면 설레는 마음이 생기네요. 그 활동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요. 물론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이 안되면 속상하겠지만 깨끗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하길 응원하는 마음도 있어야겠습니다. 투표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유권자에게는 패배가 없는 것이어야겠지요.   

 

개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고 고이 접어 투표함에 넣는 것 까지가 유권자의 몫입니다. 그럼 우리가 행사한 소중한 한 표는 어떤 과정을 지나서 후보자에게 가는 걸까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2016년 국회의원 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참관인을 했었습니다. 개표란 투표 종료 후 투표함을 열어 사람과 기계의 힘들 빌어 어느 후보(정당)가 몇 표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개표참관인은 그 과정을 감시하는데 개표장을 돌아다닐 수 있고 투표함의 잠금 상태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개표과정을 촬영할 수 있으며 위법사항이라 생각되는 것을 발견하면 이의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감시 속에 정상적인 과정을 통과한 투표용지는 비로소 진짜 1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더 자세히 투표용지의 하루를 알아보겠습니다(19대 대통령 선거 관내 사전투표 기준입니다).

 

1. 사전 투표함에서 5박 6일

 

2017년 5월 4일 목요일은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 첫째 날이었습니다. 5월 5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사전 투표의 장점은 주소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다면 전국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거주지 주소를 기준으로 정해진 선거구가 있습니다. 선거구에 속한 사전투표소를 이용하면(관내 선거인) 투표용지만 받으면 됩니다. 자신의 선거구가 아닌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면(관외 선거인)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받습니다.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되고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되면 관내 선거인 투표함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청사 내 별도 장소에 본 투표가 종료될 때까지 보관됩니다. 그러니 5월 4일 사전 투표함은 5월 9일 본 투표가 종료된 이후 개표장소로 옮겨지는 것이지요. 보관 장소에는 폐쇄회로 TV(CCTV)가 설치되어 있고 출입문에 특수 봉인지가 붙어 있습니다.  

'시민의 눈'은 내 지역구 투표함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뭉친 시민단체였습니다. 그래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사전 투표함이 보관된 선관위 건물 앞에 무작정 서있었지요. 선관위 직원과 협의해서 일정 시간에 봉인지의 상태를 점검하고 사진으로 남겨놓기도 했습니다. 

 

2. 본 투표 종류 후 사전 투표함 개표 장소로 이동

 

2017년 5월 9일 화요일 20:00 본 투표가 종료되었습니다. 개표 참관인으로 선정되었던 저는 퇴근을 하고 곧바로 개표 장소인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제가 사는 부산 사하구 지역의 모든 본 투표함과 선관위에 있던 사전 투표함이 모이게 됩니다. 본 투표가 종료되면 선관위 청사는 분주해집니다. 사전 투표함을 개표장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죠. 개표 참관인 중 일부는 이 과정을 함께 합니다. 투표함의 봉인 상태를 확인하고 화물차에 투표함이 옮겨지는 것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1인은 화물차에 동승해서 개표 장소로 갑니다. 화물차 앞에는 경찰차가 함께 합니다. 개표장에 도착하면 각 투표소에서 가져온 투표함들을 접수하러 온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접수를 마친 투표함들은 개표소 내에 특정 장소로 옮겨져 대기하게 됩니다. 모든 투표함들이 문제없음이 확인되면 개표 위원장이 개함 선언을 하는데 이제 진짜 개표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3. 개함부

 

이상 없음이 확인된 투표함을 열어 테이블 위에 투표용지를 모두 꺼냅니다. 그리고 투표용지를 가지런하게 정리를 합니다. 카드 게임을 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심하게 구겨졌거나 훼손, 오물이 묻은 투표용지는 별도 관리를 합니다. 이렇게 정리가 끝난 투표용지는 다음 단계인 투표지분류기 운영부로 인계됩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4. 분류기 운영부(기계장치)

 

개함부에서 정리된 투표용지를 투표지분류기 기계에 넣어 후보별로 분류하는 단계입니다. 이미지 인식기가 달린 이 장치는 투표용지를 읽어서 각 후보의 표를 따로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자판기의 투입구로 들어간 동전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듯 하는 것이지요. 21대 총선 비례대표 개표에서는 이 장치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이 많아 투표용지가 길어져 기계의 한계치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표 시간이 많이 길어졌었습니다. 이 분류기 운영부 단계는 개표 참관인을 하면서 다음 단계인 심사 집계부와 함께 가장 집중적으로 개표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기계에 투표용지가 걸리는 경우도 많았고 A후보의 표가 B후보의 표로 인식이 되는 일도 있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표 참관인을 하면서 전자의 경우는 있었으나 후자의 경우는 없었습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5. 심사 집계부

 

전 단계인 분류기 운영부가 기계장치라면 심사 집계부는 사람이 한번 더 후보자별로 정확히 분류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계수기라는 기계장치를 활용 하긴 하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해야 합니다. 계수기는 은행의 지폐를 세는 기계를 떠올리면 됩니다. 뭉치의 돈이 한 장식 밑으로 빠지면서 수량이 표시되는 것과 똑같습니다. 계수기에서 한 장식 떨어지는 투표용지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속도기 때문에 다른 후보의 표가 섞여 있는 개표 사무원이 직접 검표 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의 결과가 사실상 최종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집중해서 개표 참관을 했습니다. 간혹 계수기를 작동시켜놓고 개표 사무원이 다른 곳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즉시 다가가서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거나 주의를 주었습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6. 개표 상황표 확인석, 검열 위원석, 위원장석, PC보고석

 

심사 집계부를 지난 투표용지는 개표 상황표 확인석, 검열 위원석, 위원장석(날인과 공표), PC 보고석(개표 결과 입력 자료 중앙선관위 서버로 전송, 방송사로 송출)을 끝으로 우리가 투표함에 넣었던 투표용지의 하루는 끝이 납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가 있는 날은 개표 사무원, 개표 참관인, 투표 참관인, 투표함을 옮기던 대학생들 등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표 참관인을 하며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나의 표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가는지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참여와 관심이 우리 정치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꼭 개표 참관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는 곳의 선관위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고 선거날 일정이 가능하다면 투표, 개표 참관인을 신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권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꼭 투표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가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부족하지만 개표과정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더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아요 구독 댓글은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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