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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삶의 일상

회사 고양이 이야기

by 글과삶 2021.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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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고양이가 왔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들 고양이죠. 2018년 가을에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회사 화단에서 처음 봤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들의 어미라 그런지(그렇지 않더라도 길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상당한 경계심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사료랑 물을 챙겨주고 시간이 흐르니 경계심도 없어지고 그렇게 회사에 상주하다 보니 지금까지도 잘 살고 있네요. 처음 데려왔던 두 마리의 새끼는 다 죽었고 그 이후 출산을 해서 몇몇은 회사 동료에게 입양이 되고 남은 한 마리가 지금의 아들 고양이죠. 

 

 

츤데레 아저씨들

 

처음 고양이가 회사를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 회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아저씨들은 못마땅한 반응을 많이 보였습니다. 사실 이 고양이 친구들이 사고를 많이 쳤거든요. 현장에 똥을 싼다던가, 아저씨들이 쉬는 곳에 스크래치 테러, 작업복에 수북한 고양이 털. 그래서 아저씨들은 고양이 좀 어떻게 해라면서. 그런데 엄마 고양이가 현장에 박스들이 많으니까 그 안에 새끼를 낳은 적이 있습니다. 아저씨들의 쌀쌀한 마음도 새끼들 앞에 녹을 수밖에 없겠지요. 괜히 그곳에 가서 확인을 하고 밥 안주냐면서 물어보기도 하더라고요. 이러한 과도한 관심 때문에 어미 고양이는 새끼를 데리고 이소를 하긴 했지만요. 멀리 가지도 않았어요. 가봐야 회사 안이니까요.

그러다가 사무실에서 고양이 사료를 놔두는 경비실 안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현장 아저씨 한 분이 오더니 빈 그릇에 사료를 부어놓고 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무실에 오더니 고양이 밥 안주냐면서. 자기가 줬다고. 이런 츤데레... 어떤 분은 자기한테 고양이가 안 온다면서 몇 번 밥도 줬는데 왜 안 오냐고 섭섭해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사장도 이제는 우리 식구라면서 잘 챙겨주라고 하더군요. 근데 사료는 한 번도 안 사주네요. 

 

 

 

더 이상의 임신은... 어렵습니다

 

엄마, 아들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했습니다. 구청에서 무료로 해주는 게 있어서 신청을 하니 데려갔다가 수술이 끝나고 다시 데려와주더라고요. TNR이라고 하는데 이와 관련한 글이 하나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수술을 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보통 새끼 고양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독립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엄마랑 잘 살아가고 있네요. 둘이 똑같이 생겨가지고 누가 봐도 가족. 더 새끼를 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긴 하지만 계속되는 출산을 반복하면 그것도 엄마 고양이에게는 힘든 일 일수도 있으니 다행이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인간이 강제로 중성화 수술을 한다는 게 옳으냐 옳지 않냐 대한 논평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그런 의견을 표출할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2020.08.28 - [생활 지식 소매상] - 고양이 TNR 에 대해 알아보아요!

 

고양이 TNR 에 대해 알아보아요!

안녕하세요. 뉴스나 TV에서 고양이 TNR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저는 회사에서 만난 길고양이를 알기 전까지는 모르고 있었는데요. 회사에 찾아온 암컷 고양이의 잦은 임신 때문에 회사 동료가 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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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지요. 그런데 최근에 새로운 고양이가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엄마 고양이와 여러 마리의 새끼였는데 요즘은 작은 녀석 둘만 남기고 나머지는 떠났더군요. 근데 이 두 마리 덩치는 쪼꼬미인데 깡이 장난 아닙니다. 터줏대감 엄마 고양이가 이 둘을 마구마구 쫓아내도 악착같이 돌아와 버팁니다. 같이 잘 살면 좋겠구먼 고양이가 어디 그게 되는가요. 자기 영역이 있으니. 근데 화단이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데 나름의 합의를 한 건지 회사 정문에는 기존 고양이들이, 회사 측면에는 새로 온 두 쪼꼬미들이 터를 잡았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잘 공생하면 좋겠네요. 그리고 새로 온 쪼꼬미들 츄르 맛을 알아버려서 더 악착같이 버틸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좀 부정적으로 인식이 되었지요. 요즘은 집에서도 같이 사는 반려 동물이고 인식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캣맘, 캣대디도 많고 그러한 분들을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보던 모습도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파트를 보니 몰래 숨어서 사료를 주는 모습이 없더군요.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죠. 고양이가 무섭고 불쾌할 수도 있겠지요. 사람마다 호불호는 인정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되겠지요. 인간과 고양이는 이제 공생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공생 관계냐는 거겠지요.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똑같습니다. 동물에 대한 보호법도 많이 강해지고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는 분위기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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