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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삶의 일상

훈민정음 반포 574돌 한글날-국어사전을 지금의 휴대전화처럼 들고 다녔던 초등학생 시절

by 글과삶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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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훈민정음 반포 574돌 한글날이다. 한글은 백성을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1446년에 반포했다. 얼마 전 추석 연휴에 방송되었던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나훈아 씨는 왕이나 대통령 중에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라고 했다. 나라에 어려움이 왔을 때 죽음을 두려워 않고 달려 나간 건 국민이었다. 그렇지만 목숨을 걸진 않더라도 국민을 사랑했던 왕이나 대통령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생을 바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었던 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45년에 양력으로 바꾸면서 10월 9일이 되었다고 한다. 문득 3가지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늘 들고 다니던 나와 한글 덕분에 큰 선물을 받았던 나.   

 

㉮ 내겐 지금의 스마트폰 역할을 했던 국어사전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전자사전이 없었다. 그때 내 궁금증을 해결해 주던 것이 국어사전이다. 어른들의 말씀을 듣던 중이나 TV, 책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국어사전을 먼저 펼치곤 했다. 학교 수업에도 사용되었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할 수 있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은 내가 지금껏 만난 분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를 유독(내 착각일 수도 있다) 예뻐해 주셨다. 내가 입었던 옷이 괜찮아 보였는지 똑같은 옷을 구입해서 입고 오시기도 했다. 국어사전은 수업시간에 놀이에 활용되었다. 선생님이 특정 단어를 불러주면 그걸 누가 빨리 찾는가 하는 놀이. 나름 너덜너덜해질 만큼 사전을 봐서 자신이 있었던 나는 이 놀이가 참 좋았다. 지금이야 손가락 몇 번 터치하면 금방 찾는 시대가 왔지만 선생님의 '시작'구령에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그리워지기는 한다. 물론 그렇게들 찾아봐야 1등이나 2등은 나의 몫이었지만ㅎㅎㅎ 

 

 

㉯ 순우리말 '너나들이' 덕분에 노트북을 경품으로 받다

 

지금도 하는지 모르지만 예전에 KBS '우리말 겨루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로세로 낱말 퀴즈가 재미있어서 즐겨보곤 했다. 그러다가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찾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주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준다고 했다. 내가 알던 순우리말이라고는 '너나들이' 뿐이었다. 고등학교 동아리를 문예부에서 했는데 이름이 '너나들이'였다. 그래서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때는 될 거라는 생각이 1도 없었다. 경품이란 받는 사람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방송 마지막에 진행자가 클로징 멘트를 하면서

"여러분, 너나들이라는 말을 아십니까..."라고 하길래 나는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누군가 나랑 똑같은 거 했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멘트에 내 이름을 말하길래 너무 놀라 기절할 뻔했다. 공중파 방송에서 내 이름이 불려지다니. 노트북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때라 정말 신나서 언제 택배가 올려나 늘 기다렸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받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 거 같다. 받고 얼마 되지 않아 군 입대를 하면서 노트북은 형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내 얼굴이 TV에 오래 나오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건 나중에 포스팅해야겠다.

 

 

㉰ 'ㅎㅎㅎ' 언제 처음 쓰였을까요?

 

댓글이나 메시지를 보낼 때 습관적이든 의도적이든 많이들 사용하는 게 'ㅋㅋㅋ', 'ㅎㅎㅎ' 등이다. 그런데 이 'ㅎㅎㅎ'가 1963년에 이미 쓰였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전상국 작가의 '동행'이라는 단편소설에 나온다. 


큰 키의 사내 얼굴에 엶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담배 한 갑을 받아 든 채 멍청히 서 있는 억구에게서 몸을 돌려 마치 눈에 흘린 사람처럼 비척비척 큰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잔기침을 몇 번 큿큿 하면서.

걸어가는 그의 등 뒤로 마치 울음 같은 억구의 외침이 따랐다.

"하루에 꼭 한 개씩 피우라구요? 꼭, 한 개씩, 피, 우, 라, 구요?"

그러면서 그는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

눈 덮인 산속. 아직 눈이 조용히 비껴 내리고 있는 밤이었다.

 

-'동행' 중에서-


KBS에서 오래전에 했던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던 내용인데 그 제보자가 본인이다. 소설을 읽다가 신기하게 생각해서 방송국에 제보했더니 방송 소재로 선정되었다. 전상국 작가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던데 소재를 제공한 나에게는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후에 상품권을 보상으로 받긴 했지만. 그리고 당시 방송을 찾아보려 노력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전상국 작가의 말로는 문학적 장치,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쓰였다고 한다. 그때의 'ㅎㅎㅎ'와 지금의 'ㅎㅎㅎ'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한글의 우수성, 효율성을 알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 2020 한글주간

 

 

우리의 한글 세상의 큰글

세계인과 함께하는 2020한글주간

hangeulweek.co.kr

 

출처-2020한글주간

 

10월 5일~10월 11일까지 한글의 우수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한글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행사는 온라인으로 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언어 한글. 그런 언어가 나의 모국어라는 게 참으로 자랑스러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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