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삶의 일상

해군에 서빙병이 있어요? 조리병&서빙병 참모식당 추억편 제 1탄

by 글과삶 2020. 10. 15.
반응형


1. 군대에 서빙병이?(보직에 정식으로 있는 게 아니에요 오해 노노)

 

군대에는 행정, 운송, 보급, 세탁, 이발, 조리 등 여러 직별이 있다. 나는 조리병을 했다. 해군 2년 2개월 복무기간을 꽉 채워 전역했다. 조리병 중에서도 특이한 서빙병을 같이 했다. 서빙병? 아마 군필자라도 고개를 갸우뚱할 거라  생각된다. 그런 게 있어? 물론 있다. 심지어 마술(이은결 씨), 골프, 피아노(이루마 씨) 등도 있다(지금은 어떤지 몰라요, 전역한 지 좀 됐어요). 내가 조리병이 된 사연이 있는데 그건 다음 브런치 글에 있다. 

 

https://brunch.co.kr/@94u/9   

 

안경 낀 사람, 안 낀 사람

양보 X 고생했다 동기야 | 한국의 남자라면 병역 의무가 있다. 나는 이왕 간다면 지원해야 갈 수 있는 곳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해군을 나왔다. 하나 더 좋은 점은 훈련소가 부산에서 가까운

brunch.co.kr


2. 서빙병은 어떤 일을 할까?

 

내가 근무했던 곳은 간부(부사관+장교) 식당이다. 그리고 별도 공간이(참모식당) 하나 더 있다. 이곳은 사령관(별 한 개)과 그 밑에 대령부터 소령까지 약 30 명이 모여 식사를 한다. 총 3개의 중식당 테이블(뺑글뺑글 돌리는)이 있고 계급 순으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 조리병이면서 서빙병인 나는 열심히 조리를 하다가 흰 와이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나비넥타이를 착용하고 별도 공간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서빙 준비를 한다. 그런데 조리병으로 전역했다고 하면 요리를 잘하겠구나 라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다. 하지만 내가 근무했던 곳은 조리 군무원, 민간조리원과 함께 일을 해서 조리를 할 일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재료 손질인 칼질만 했다. 칼질만 잘한다. 아 부침개랑 생선구이, 계란 프라이는 나의 몫이었다(하루에 생선 200마리 구워보셨나요?).

 

민간 식당하고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령관이 오기 전에 반찬을 테이블에 세팅한다. 밥과 국은 따뜻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올 시간에 맞추어 신속하게 준비한다. 특히나 사령관이 있는 테이블은(10명) 눈 앞에서 직접 국을 담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놓아줘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뜨거운 국이 담긴 그릇을 맨 손으로 잡고 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식당처럼 돈을 받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만 보고 누구인지 장부에 기록을 해야 한다. 이거 외운다고 엄청 고생했다. 식상 중에는 언제 호출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사령관을 응시하며 침만 꼴깍 삼키면 된다. 식사가 끝나면 후식이 나간다. 대부분은 과일이지만 아이스크림이 나갈 때도 있다. 역시나 사령관이 있는 테이블은 신속하게 1인 1접시 과일을 앞에 놓아주고 그들의 담소 타임을 위해 퇴장한다.

 

이외에도 부대에 행사가 있으면 만찬 준비, 외부 행사에도 참석해 일을 하기도 했다. 


필승! 해군은 필승이다


3. 서빙병의 장점?

 

군대에서 장점을 찾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이렇다.

 

1. 나 사령관하고 매일 아이 컨택하는 사람이야!

 

군대에서 사령관을 매일 보는 게 쉬울까? 그것도 매일 아이컨택을 하는 사이라면? 그러다 보니 부산관(하사, 중사 등)등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대령과 농담도 주고받은 적도 있다 보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나름 어깨에 힘이 들어간 생활을 했는데 그래 봐야 병 따위,,,

 

2. 병들이 먹는 식단과는 차원이 다른!

 

보통 7찬 이상이었다. 생선구이는 매일 나오는 메뉴였다. 사령관이 먹는 반찬을 똑같이 먹었기 때문에 일반 병들 식단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3. 민간인과 함께 일을

 

조리 군무원, 민간조리원과 같이 일을 했다. 다들 이모 같은 분들이라 재미있고 편하게 군 생활을 했다. 한창 과자가 당기는 군인 시절이다 보니 이모들이 늘 과자를 사주시기도 했다. 

 

4. 주말이 있는 삶

 

조리병들은 평일이고 주말이고 쉬는 날이 없다. 병사들은 매일 밥을 먹기 때문에. 하지만 간부들은 다르다. 출퇴근을 하니 평일 점심만 식당이 운영된다. 그러니 주말엔 쉰다. 이게 제일 좋은 장점이다.  

 

이렇게까지는 안나와요~


오늘은 제가 군 복부 시절 했던 서빙병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2탄은 에피소드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그 재미없는 군대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